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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모저모

내진설계란 무엇인가? 한국 건축물은 지진에 얼마나 안전할까

by architecture 2026. 1. 8.

- 우리나라 지진 발생 빈도 해마다 증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니야

- 국내 건축 설계회사, 강진지역에서 내진설계 성공적으로 수행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들은 2025년 내내 지진이 끊이지 않아 전세계가 불안에 떨었다. 최근에는 일본 시네마현 마쓰에시 남동쪽 23㎞ 지점에서 규모 6.2 지진이 발생했다. 계속되는 지진으로도미노 강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지진학자들은 이들 지역에서의 강력한 지진은 지질학상의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지각충돌'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판구조론은 거대한 지각을 형성하는 13개의 판이 지표와 지구 중심 핵 중간의 유연한 부분인 맨틀 위를 매우 느린 속도로 떠다니면서 서로 충돌하거나 하나의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 융기하며 지진, 화산 등의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특히 지각판 가운데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 인도-호주판 등과 맞물리는 경계선이어서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지진의 안전지대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빈도는 1980년대 16차례, 1990년대 26차례, 2000년대 44차례 등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91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러한 역사적 지진발생과 계측된 지진자료를 토대로 하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진 위험도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나 건축물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진도 9의 강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된 '롯데월드타워'

 

우리나라는 그 동안 지진의 안전지대로 인식돼 건축법에서는 내진설계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가 1988년에 처음으로 내진설계가 의무화되기 시작했다. 1988년에야 비로소 지진하중계산에 대한 조항이 추가됨으로써 내진설계 규정에 따른 내진설계가 실시되었고, 2005년부터는 붕괴방지수준에 대한 중약진지역의 지진위험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내진성능의 목표를 인명의 안전을 지키는 수준에서 건물의 붕괴방지수준으로 변경되었다. 현재는 좀 더 발전된 건축구조기준에 따라 건축물이 설계되고 있다.

 

내진설계의 기본개념은 건물을 지진에너지에 저항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이때 지반의 진동에 의해서 발생한 지진에너지가 건물의 기초에서부터 토대, 바닥, 기둥, , 보 등의 경로를 거쳐 건물내부로까지 전해지게 되는데, 이러한 지진의 파괴작용에 대해서 힘을 어떻게 각 구조부재에 분담시키는가를 해석하는 것이 내진설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내진설계는 해석에 따라 내진구조, 면진구조, 제진구조로 적용되는데, 내진구조는 구조물을 튼튼하게 설계하는 기술로 대지의 경사, 토질 등을 고려하여 설계하는 것이며, 면진구조는 건물을 지반에서 분리하여 지진을 피해가도록 하는 기술이며, 제진구조는 지진에너지를 소산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내진설계는 지진의 크기와 발생빈도와의 관계를 확률적으로 분석하여 건축물을 설계하게 된다. , 자주 일어나는 지진, 가끔 일어나는 지진, 아주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지진에 대해서 합리적인 원칙에 의해 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주 일어나는 지진에 대해서는 피해가 없도록 설계하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최대 지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피해는 감수하되 건물이 붕괴되는 일은 없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구조부재의 연성을 최대로 확보하여 에너지를 소산시킴으로써 경제적인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지진에 대해 안전한 구조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외 건축물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건축 설계회사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내진설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지진에 대한 각국의 다양한 지진설계기준과 지진설계기법을 경험해왔다. 특히 강진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내진설계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타이페이101 건물의 87층과 92층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댐퍼'

 

예를 들어 내진구조를 적용하거나 상부에 지진응력을 저감하는 댐퍼(완충시설)를 적용한 제진구조를 적용하여 규모 7.5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건축물로 설계하고 있다. 건축물의 규모와 형상, 용도에 따라 최적화된 내진설계를 적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건축 설계회사들은 국내외 내진설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전문가 확충과 내진설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내진설계 역량을 더욱 더 강화하고 있다. 또 그 동안 축적된 내진설계 기술력과 노하우가 향후 해외 수주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