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에너지 고갈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세계 곳곳은 여전히 대부분의 에너지 소비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학연료에 의존하고 있고 화학연료를 태우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일찌감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고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통해 친환경 건물을 짓는 노력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심은 결국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이어졌다.
정부에선 ‘기후변화대응 제로에너지빌딩 조기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제로에너지빌딩 활성화 사업모델을 마련했고, ‘2030년 에너지 신사업 확산전략’에는 2030년부터 국내에서 신축되는 모든 건축물에 ‘제로에너지빌딩’ 건설을 의무화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단열성능을 극대화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건축물을 의미한다. 지열,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매스, 소수력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국·유럽 등 제로에너지 주택관련 해외시장 규모는 2020년 6,000억달러(약 672조원)에서 2035년 1조 4,000억달러(약 1,569조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7년 국내에 괄목할 만한 제로에너지 주거단지가 준공되었다. 국내 최초로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 제로에너지 공동주택단지가 완공되었고, 경기도 가평시에 북한강 동연재라는 목조 제로에너지 단독주택단지도 입주를 시작했다. 또한 민간 주도의 임대형 단독주택단지도 계획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중저층 주거단지들이다.
우리나라는 고층아파트 단지가 60%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층아파트의 제로에너지 실현이 보편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 고층아파트는 단독이나 중층아파트에 비해 제로에너지 구현이 훨씬 어렵다.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일조환경이 불리하고 수송 및 반송동력이 커지는 등 에너지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제로에너지빌딩’ 고층형(8층이상) 시범단지를 선정하고, 이들 사업장은 준공후 최소 3년간 에너지사용량 등 모니터링 하여 사업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추후 제로에너지빌딩 정책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국토교통부와 뜻을 같이하여 제로에너지 사업을 활성화 시키고 민간으로의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 지원, 용적률 상향, 세제감면 등을 비롯해 설계, 컨설팅, 기술지원, 품질관리 지원도 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최초의 고층형 제로에너지 주거단지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2016년에 SH공사 주도로 설계용역지침 작성 연구를 비롯해 디자인, 패시브 설계, 기계·전기, 신재생에너지, 제로에너지 검증 시뮬레이션 등 각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 유형인 고층 공동주택에 제로에너지 개념을 적용·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향후 공동주택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제로에너지 건축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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